네덜란드의 홍차 문화
네덜란드의 홍차 문화
영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북해 연안의 추운 지방 국가들에서 일찍부터 홍차가 보급되었고, 또한 오늘날에도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네덜란드, 폴란드, 그리고 독일의 북부지방이다.
사프란즙을 사용해 차를 우린 네덜란드
17세기 초 유럽에 차를 최초로 가져와 이웃나라에 확산시킨 네덜란드는 일찍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하였는데, 특이한 것은 사프란(saffran, saffron)의 즙을 사용해 차를 우려냈다는 점이다.
아마도 물이 나빠 그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 짜낸 지혜가 아닌가 싶다. 또한 향기를 돋우기 위해서 복숭아 잎을 넣기도 하였다고 전한다.
네덜란드의 음다법 중 흥미로운 점은 앞에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차를 받침 접시에 따라 훌쩍훌쩍 소리를 내면서 마셨다고 하는 사실이다.
초창기 유럽인들은 왜 찻잔을 놔두고 차를 일부러 받침 접시에 따라 마셨을까?
여기에서는 두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뜨거운 것은 몸에 좋지 않다”는 북유럽의 속담에 따라 식혀 마시기 위해서 찻잔에 담긴 차를 일부러 받침 접시에 부은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차 거르개(strainer)가 없었던 당시로선 찻잔 안에 있는 찻잎이나 찌꺼기를 거르기 위해 찻잔에서 일단 찌꺼기를 침잔시킨 후, 윗부분의 다액만을 접시에 부어 마시는, 일종의 삶의 지혜가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1790년경에 차 거르개가 발명되고, 소리를 내면서 차를 마시는 방식이 예절 바른 태도가 아니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차를 받침접시에 부어 마시는 음다 행위는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네덜란드는 동양의 차를 처음 유럽으로 전파시킨 공로자였지만, 그 후 국력이 쇠퇴하면서 차 무역 주도권을 영국에게 빼앗기게 되어 자국 내의 끽다 문화도 타국에 영향을 미칠 만큼 발전하지 못한 채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음다의 명맥만은 유지하고 있는 유럽 국가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