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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차 마시는 방법

부자 연아 아빠 2022. 3. 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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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차 마시는 방법

러시아의 차 마시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자

 

중국으로부터 차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러시아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가정에서도 한 집에 하나의 사모바르를 갖추게 되었다.

 

좋아하는 형식과 재질의 사모바르를 구입하기 위해서라면 머뭇거리지 않고 큰돈을 투자했다고 하니, 러시아인들의 사모바르 탐닉증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면 왜 저들은 사모바르를 그토록 중시하였을까? 사모바르는 티포트가 아니고 탕 불기였다.

 

그래서 그저 차를 내기 위해 물을 끓이는 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내를 따뜻하게 하는 난방기 역할도 했었다.

 

사모바르는 본래 몸체의 한가운데 있는 원통(연돌) 안(아래 쪽)에 잘게 자른 나뭇조각을 넣고 불을 지펴, 몸체의 둘레(外圍)를 이루고 있는 탱크의 안쪽과 원통 사이의 공간에 채워진 물을 끓일 수 있도록 그 구조가 되어 있어서 거기에서 나온 열은 저절로 방안을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처럼 사모바르는 추운 러시아인들의 생활에서 단순한 도락기구만이 아니고 실생활에서도 그 유용성이 적지 않았었다.

 

옛날, 러시아 사람들은 아침부터 시작해서 하루에 보통 7~8회, 사모바르로 물을 끓여 홍차를 마셨는데, 긴 겨울밤에는 몇 번이고 홍차를 우려 마시면서 추위를 달랬고, 한편으로 가족들의 단란을 도모하기도 했다. 찾아온 손님 접대에 홍차를 빼놓지 않았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다음에는 러시아식 차 내는 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① 사모바르에 넣은 물이 끓기 시작하면, 먼저 티 포트에 끓은 물을 조금 부어 예열시킨다.

 

② 티 포트 안에 찻잎을 넣고 사모바르의 끓는 물을 찻잎이 충분히 담길 정도로 붓는다.

 

③ 포트의 덮개를 닫은 다음, 사모바르의 최상부, 곧 연통의 상부에 있는 티 포트 놓기' 에 얹어 식지 않게 한다.

 

④ 이렇게 해서 약 5분간, 차의 엑기스(자바르카)를 충분히 우려낸 다음 거기에 열탕을 다시 부은 뒤, 보온용 포트 커버(영국의 티 코지)를 씌우면 차 낼 준비가 끝난다.

 

⑤ 차를 손님 앞에 가져가 스다아칸이라 불리는 금속제 손잡이가 달린 유리잔에 따른다. 취향에 따라 연한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모바르에서 열탕을 부어 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근자에는 홍차에 설탕, 꿀, 잼 등을 미리 섞지만, 본래는 설탕 덩어리(각설탕)를 따로 입안에 넣고 차를 마셨다고 하니 여기에서 우리는 러시아적인 특색을 읽을 수 있다.

 

스디아칸이라 불리는 손잡이가 달린 유리컵은 러시아인들의 발명품임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설탕 대신에 잼이나 마멀레이드를 작은 접시에 담아 내놓는 방식으로 끽다 법이 바뀌었는데, 잼이나 마멀레이드는 홍차에 타는 것이 아니고 입안에 넣거나 혹은 쿠키나 비스킷 위에 얹어 씹으면서 차를 즐겼다고 한다.

 

이는 너무 진하게 우려진 차의 쓴맛을 입안에서 중화시키면서 홍차를 즐기고자 했던 러시아인들의 지혜였다.

 

러시아인들이 즐겨먹는 티푸드는 바레니에 라는 과자다.

 

이 과자는 단맛이 강해 설탕을 섞지 않는 스트레이트 차에 잘 어울린다.

 

레몬티의 원산지 러시아

 

그런데 러시아에서는 우유를 홍차에 섞는 법이 없었다. 대신 레몬을 얹었다. 오늘날 우리나라 다방에서 홍차를 주문하면 으레 레몬 조각을 얹어주는데, 이러한 레몬 티의 원산지가 바로 러시아인 것이다.

 

그러니까 밀크 티가 영국의 홍차라면 레몬 티는 러시아 티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레몬 티가 영국으로 건너간 것은 손녀를 러시아 황실에 시집보낸 빅토리아 여왕이 손녀를 보고자 러시아 황실을 방문했을 때 레몬을 얹은 터를 처음 마셔보고 돌아와서 그걸 흉내 낸 것이 영국에 레몬 티가 보급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기왕 레몬 티 이야기가 나왔으니 맛있는 레몬 티를 만드는 비결 한 가지만 소개해보기로 하자.

 

우리들이 다방 등에서 레몬 조각을 얹은 티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레몬 조각을 오래도록 담가두거나, 심지어는 스푼으로 문질러 가급적 레몬 즙을 많이 추출코자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이다.

 

레몬은 거죽과 씨의 중간 부분에 차의 주성분인 타닌과 어울려 화학변화를 일으켜 홍차의 맛을 떨어뜨리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 안에 레몬을 오래 담가 두면 차의 빛깔이 연해질 뿐 아니라 쓴맛을 증가시키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부작용을 막고 레몬 티의 향긋한 맛을 제대로 추출하기 위해서는 오른손으로(혹은 집게를 사용하여) 레몬 조각 위쪽을 잡아 반 정도만 잔 안에 잠깐 담갔다가 곧바로 꺼내야 한다.

 

이때 레몬 조각에서 레몬즙이 컵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만일 담가둔 시간이 조금만 길어지면 맛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러시아에서도 차를 받침 접시(saucer)에 따라 마시는 기행(奇行)이 없지 않았던 것 같으나, 그러한 풍습은 천한 사람들의 짓이라 해서 오래 계속되지는 못하였다.

 

또한 러시아 사람들도 오후의 홍차를 즐겼었는데, 그 시간은 유럽의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오후 5시경이었다.

 

오후 7~8시경에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시 한차례 차를 마시는 습관은 러시아인들도 마찬가지였다.

 

1917년, 러시아혁명은 러시아인들의 생활양식을 여러 면에서 변혁시킨다. 음대 문화 역시 크게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사모바르가 사라지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사모바르는 그의 주인인 주부(여성)들의 지위향상과는 대조적으로 지위(중요성)가 크게 떨어지게 되었는데 전열식탕 불기 출현 때문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발명품이라 해서 다인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애지중지 귀하게 사용되던 사모바르는 주변 국가로도 전파되어, 서쪽으론 폴란드를 거쳐 영국까지, 남쪽으론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까지 보급되었다.

 

특히 이란과 이라크에는 러시아식 끽다 법이 그대로 전파되었기 때문에 사모바르가 귀중하게 애용되고 있었다.

 

한편 러시아에서 홍차소비가 늘어나면서 19세기 중엽부터 국내에서 차 재배가 시도된다.

 

그리하여 흑해 연안의 그루지아에 최초의 다원이 탄생 (1847년) 하지만 본격적으로 다원이 생긴 것은 약 1세기 후인 1930년대였으니 다원의 발달이 매우 더디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 남쪽으로 이란 국경 근처의 아제르바이잔, 북쪽은 그라스 노다르 영(領)에서 다원이 만들어져 1989년에는 12만 톤(홍차 7만 톤, 녹차 5만 톤)의 생산고를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소련연방의 해체가 겹쳐, 오늘날 구 소련연방 내의 차 생산은 침체상태에 빠져, 연간 15만여 톤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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