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홍차 고르는 법
좋은 홍차 고르는 법
홍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홍차에 관한 바른 기초지식을 가져야 한다.
필자가 지루하리만큼 홍차의 종류 등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으로 어떤 홍차를 마시려고 하든 차를제대로 우려내는 실험을 스스로 되풀이하면서 연구해야 한다.
차를 바르게 우려내는 법' 을 마스터한 연후에는 매일 여러 차례 자주 마시면서 음미해보아야 한다.
첫 번째 잔은 아무것도 타지(가미하지) 않는 스트레이트로 해서 빛깔(수색), 맛, 향기를 평가하고,
두 번째 잔은 밀크를 타 서 빛깔, 맛, 향기 등을 체크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비로소 품질을 체크할 수 있는 자신의 기준 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보통 홍차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특수 홍차만큼 다루기 힘든 식품은 없다.
다시 말하면, 누구나 쉽게 체득할 수 있는 노하우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따라서 특수 홍차를 제대로 음미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 노력과 창의 · 연구를 거듭하여 스스로 터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스로 많은 경험을 쌓아야만 기억이 충실해지는 것이며, 그 기억 속의 기준치' 에 따라 맛과 향기, 빛깔을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홍차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보통 홍차 중에서 어느 하나를선택하여 정확한 룰을 연구하면서 차를 우려내어 많이 마셔보는 수밖에 없다.
다도에도 따로 왕도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으른 사람, 정갈치 못한(不精) 사람, 연구심이 없는 사람, 미각이 둔한 사람, 소극적인 사람, 매사를 쉽게 포기하는 사람, 침착하지 못한 사람,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 창조성이 없는 사람, 특별히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홍차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좋은 홍차를 선별하는 방법에 관해서 살펴보자.
아무리 홍차에 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필요한 때에 양질의 홍차를 선별할 수 있는 감식안(鑑識眼)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홍차의 향과 맛은 녹차보다도 강하고 오래 간다. 녹차는 일반적으로 제조 후 3~6개월이 안정기간이요, 그 기간이 지나면 빨리 변하는데 반해서, 홍차는 개봉만 하지 않는다면 1~2년은 능히 보관할 수 있다.
또한 저급 차일수록 변질하기 쉽고, 고급차일수록 잘 변질되지 않는다.
좋은 품질의 홍차임을 판별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① 차(잎)의 색깔과 광택이 좋고 되도록 모양과 크기가 비슷해야 한다.
② 손바닥 위에 놓고 펴 봤을 때 건조감이 좋고, 가루가 남지 않는 게 좋다. 또한 냄새를 맡아보았을 때 자신이 기대했던 향기가 나면서 습한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한다.
③ 흰색(실버 팁스)이나 등황색(골든 팁스)의 작은 찻잎이 섞여 있는 게 좋다. 그것들은 향기 나 맛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것들이 섞여있으면 생엽(원료)이 좋다는 하나의 증표이기 때문이다.
④ 차를 우렸을 때 차액의 빛깔(水色)이 투명하고, 진홍색이거나 윤기가 나는 오렌지색이면 좋다.
⑤차(액)를 입에 머금었을 때, 향기 나 맛(진한 떫은맛)의 균형이 잡혀 있어야 한다.
⑥ 밀크 티로 만들었을 때 빛깔은 크리미한 갈색으로 변하되, 광택이 있어야 한다.
⑦ 쓴맛은 적고 떫은 맛은 나더라도 뒷맛이 개운해야 한다.
⑧ 마시고 난 뒤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욕구가 나야 한다.
⑨ 내온 차가 약간 뜨겁다고 느껴질 만큼 따뜻해야 한다. 이상이 좋은 홍차를 식별하는 방법들이다.
편의상 순서를 매겨두었지만 순서가 중요도의 경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에 든 따뜻해야 한다'는 조건은 맨 먼저 들어야 할 만큼 맛있는 홍차를 내는데 중요한 조건이다.
아이스 티를 제외한다면 식은 차는 벌써 홍차가 아니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홍차의 온도는 중요하다.
이 점이 홍차와 녹차가 크게 다른 점이기도 하다.
아마추어가 위에 든 조건들을 하나하나 살펴가며 홍차의 품질을 판별 · 선택하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다만 “게으른 사람은 홍차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음미하면서 부단히 노력해야 홍차의 제맛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홍차의 형상과 겉모습 차는 마시는 것이지 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찻잎의 형상이나 겉모습이 좋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찻잎의 크기가 균일하고 잘 비벼졌을 뿐 아니라 손으로 들어보아 다소 중량감이 있는 게 좋다.
또한 아직 벌어지지 않는 등색(골든)이나 백색(실 버리)의 심(志, tips)이 많을수록 좋다. 반대로 줄기나 가루가 많은 것은 좋은 차에 들지 못한다.
찻잎의 색과 광택 찻잎의 빛깔과 광택은 산지, 생산시기, 제 다기 술 등에 의해서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고지에서 나는 고급차(高地産)의 잎은 물엿처럼 암갈색으로 약간 보랏빛을 띠는 것이 많다.
반대로 우기에 채취한 찻잎이나 저지산(低地産) 차일수록 검정빛이 난다.
근자에 다르질링차도 입 다선 매(立茶先賣)가 많아져 몰지각한 상인들이 너무 일찍 채취하여 서둘러 좋은 홍차의 선별법 기), 니나 로르(레몬을 코에 갖다 댔을 때의 상쾌한 향기), 내 로리 드을 (골 향기), 푸른 잎 알코올(새 잎에서 풍기는 풋풋한 향기) 등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삼계 품종에는 개라니올은 적고 니나 로르나 푸른 잎 알코 올향이 많고, 중국 품종과의 교배종 차에서는 개라니 올 향이 많이 난다.
물론 중국계 품종에는 개라니올이나 포도향이 많다.
향기의 본체는 찻잎에 포함되어 있는 정유분(精油分, 아로마)인데, 그것이 열에 의해서 휘발하면서 공기 중에서 조화 향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차액의 따스한 기가 사라지면서 향기도 절로 없어져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나, 약하지만 오래도록 달콤한 향기가 유지되는 것도 적지 않다.
특히 고지에서 재배되는 중국계 품종 중에서 퀄리티 시즌(qualityseason)에 채취한 것 중에는 장미향이나 마스컷 포도향이 짙다. 맛 홍차의 맛은 차(액)를 입에 머금었을 때, 혀로 느끼는 맛과 입안으로부터 코를 거쳐 밖으로 나오는 향기와의 일체감에 의해서 평가되는데 상쾌함, 달콤함, 쌉쌀함, 떫은맛들이 조화로워야 한다.
일반적으로 중국산 차나 인도네시아산 차는 부드러우며, 인도산은 깊은 맛 (body 혹은 density, 일어의 고구)이 있고 무거운 것이 특징이다. 스리랑카 산은 떫은맛은 있어도 상쾌하며 가볍다. 케냐산은 떫은맛이 부드러운 게 일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