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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배합(tea blending)

부자 연아 아빠 2022. 4. 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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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배합(tea blending)

홍차의 제조과정 만큼 중요한 과정으로 배합(blending)이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블랜딩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수의 과정인지에 대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지금껏 홍차의 제조공정에 관해서 살펴보았다. 그것을 요약하면, 먼저 다원에서 채취해 온 생엽을 위조(withering)시켜 유념(rolling)한 다음 산화 발효(fermentation) 시켜 건조(drying)하면 황차가 되는데, 그것을 다시 불순물 등을 제거하는 '재생 가공'의 공정을 거친 다음, 사이즈와 형상에 따라 등급을 나누면(tea grading) 완성차에 가깝게 된다.

 

여기에 한 단계 과정을 더 거치면 비로소 완성차가 되는데 그게 바로 배합 (配合, blending)이라 불리는 공정이다. 배합(blending)이라는 용어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혼합(mixing, 무엇인가 좋지 않은 것과 의도적으로 섞는 것)과 혼동하게 된다. 그러나 배합은 적당히 섞어 합치는 것'을 의미하는 혼합 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홍차 업계에서는 그렇다. 예컨대, 와인, 위스키, 담배, 향수 등의 제조에선 '블렌딩 (상표를 의미하는 브랜드' 와 혼동해서는 아니 됨)이 그 생명이라 할 만큼 중요한 공정인 것이다. 이 점은 홍차도 매한가지이다. 만일 이 공정이 없다면 특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수작업을 거쳐 만들어지는 홍차는 동일인이, 같은 다원에서 채취해온 생엽을 가지고, 한 제다공장의 같은 기계를 이용하여 만든 경우라도 연도, 달(月), 주(週)와 날짜에 따라 품질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라벨이 붙어 있는 제품의 맛과 질이 사 올 때마다 다르다면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티 블랜딩

 

더욱이 품질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면 안정적인 구매행위는 더욱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여기에서 홍차(제품)의 안정적인 품질과 가격을 보장하기 위해서 여러 다원에서 생산되는 생산물(황차)을 구입하여 서로 배합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요컨대 티 블렌딩' (tea blending)이란 여러 종류의 원료 차(황차)를 배합해서 특정한 품질의 차를 일정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료차의 배합비율과 그 내용, 배합기술은 각 업자(packers 혹은 blenders라 부른다)의 철저한 비밀사항으로서 절대적으로 지켜진다. 또한 블렌딩은 소비시장에서의 수요와 생산지의 원료 차 공급을 맺어주는 가교 구실을 함으로써 홍차의 안정적인 상품화를 가 능케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제 어느 한 업자(packers)가 특정한 품질의 홍차를 일정한 가격으로 공급코자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소비자의 기호, 그 지방의 수질 등을 고려하면서 배합할 원료 차의 종류와 비율을 설정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거기에 필요한 원료 차를 각지의 티 옥션을 통해서 구입하게 된다. 이와 같이 복잡한 티 블렌딩은 전 세계 모든 산지의 원료 차의 특성과 생산시기 등에 정통한 전문기술자(tea expert)만이 행할 수 있는 일종의 예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맛과 향기, 깊은 맛(body)과 빛깔 등을 모두 최종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배합하기 위해서는 실로 많은 단계에서 품질의 감정 · 심사(teatesting)가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원료 차의 현물 견본'을 심사하여 경매장에 출하된 전 세계의 다양한 차 중에서 그에 알맞은 것을 골라 구입한다.

 

구입한 원료 차의 현품(화물)이 도착하면 다시 화물(현품)의 견본을 심사한 다음 일정한 배합비율'을 설정한다. 그에 맞추어 먼저 소량으로 시험 배합 (test blending)을 실시하고, 그것을 다시 한번 심사하여 합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합격된 배합의 처방전 (blend sheet)은 다시 한번 품질, 찻잎의 용량과 사이즈, 원가 등을 체크한 다음, 현장(배합 공장)의 책임자에게 넘겨진 후에 비로소 기계에 의한 본격적인 블렌딩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위와 같이 원료 차를 배합함으로써 색과 맛, 향기 밸런스가 갖춰진 완성차가 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따라서 '블렌더스' (blenders, 혹은 packers)라 불리는 메이커들은 자사(自社)의 사업규모에 맞추어 티맨(tea man)들을 고용하여 전 세계 각 산지나 공장에 보내 연수와 체험을 쌓게 한다. 그리고 그들은 하루에 평균 400~500(많을 때는 800)종의 원료 차 견본을 음미(taste)하여 각 차의 특질을 알아내게 한다.

 

물론 그때 의존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오감에 의한 관능뿐이다. 그들이 이와 같은 경력을 5년 정도 쌓으면 주니어(junior), 10년~20년 정도 쌓으면 시니어 (senior)가 된다. 물론 이러한 자격은 국가와 같은 공인기관이 부여하는 것이 아니고 각 메이커의 사내 기준에 의한 것이지만 그들의 능력은 널리 공인받는다. 우리들이 백화점 등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사 오는 홍차는 이렇게 복잡하고도 다양한 시험과 공정을 거쳐 하나의 예술품(?)으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이 절을 마무리하기 전에 한 가지 덧붙일 말이 있다. 그것은 이른바, 가든 티 (garden tea)나 '오리진 티 (origin tea)를 무조건 고급차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가든 티란 와인의 샤토처럼 어느 산지의 특정 다원명을 상품명으로 사용하는 차를 말하며, 오리진 티'는 한 산지, 이를테면 100퍼센트 다르질링의 차만으로 만든 차를 뜻한다.

 

따라서 그것은 배합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고급차라 속단하기 쉬운데 그것은 큰 오해이다. 오리진 티의 경우, 그 지구의 몇 개의 다른 다원에서 생산되는 찻잎을 배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며, 가든 티의 경우도 다원은 같지만 다른 시기에 생산되는 차를 역시 배합하는 것이다. 의 생산시기가 차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들이 한 다원에서 생산된 차라고 하더라도 채취시기가 다른 차는 다른 원의 찻잎처럼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요컨 더 한 다원에서, 한 시즌에 채취한 차만으로 만들어지는 차는 시중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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