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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레이스, 차보다 더 열광하는 배송 전쟁 1

by 부자 연아 아빠 202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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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레이스, 차보다 더 열광하는 배송 전쟁

물건을 시켜놓고 기다리는 마음.. 그 마음은 지금이나 예전이나 비슷할 것이다.

19세기 중국에서 만든 차의 빠른 배송을 두고 경기를 했던 티 레이스 이야기 오늘날 영국과 미국의 티 로켓 배송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인도 북부의 아삼 지방에서 세기의 대발견이라 불리는 아삼 차가 발견된 것은 1823년의 일이었다. 영국 정부가 서둘러 차업위원회'를 구성하고 중국에서 차 재배 기술자를 데려오는 등, 노심초사 끝에 마침내 인도(당시는 대영제국의 일부)에서 차 재배에 성공한 것은 1838년의 일이었다. 이렇게 해서 대영제국 홍차 (The Empire Tea)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830년대까지는 영국에서 소비되는 차는 모두 중국에서 수입되었다. 이 차 무역을 독점한 기구가 영국의 동인도회사. 그들은 영국 중상주의 정책의 심벌이라 할 수 있는 항해조례' (The Navigation Act)를 방패 삼아 외국선박을 물리치고 차를 비롯한 해외상품을 독점적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아무리 동인도회사가 영국 안에서는 무소불위라 하더라도 중국과의 교역을 위해서는 중국 측의 허가가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의 중국은 산물이 풍부하여 국내에 없는 물건이 없다는 인식하에, 관리무역정책을 견지하고 있어 아무나 자유로이 중국차를 가져갈 수 없었다.

 

다만 건융제(乾隆帝)의 "차와 도자기, 비단 등은 서양 각국의 필수품이니 오로지 광동(廣東)에서만 무역케 하여 저들로 하여금 천조의 여택(天朝의 餘澤)을 입도록 하라"는 칙명에 따라 영국의 경우 동인도회사만이 광동을 통해 차를 수입할 수 있었다. 그러니 차 값이 높은 것은 당연한 노릇이었다.

 

사정이 이러하니 어떻게 하면 신선한 차를 싸게, 그리고 신속하게 수송해 올 것인가 하는 문제는 영국 사람들의 최대의 바람이요 과제가 아닐 수 없었다. 아편전쟁의 결과로 맺어진 남경 조약 (1842, 1843)에 의해서 광동 외에 복주(福州), 영파(寧波), 상해 등이 개항됨으로써 중국에 대한 접근이 어느 정도 자유로워져 다소 숨통이 트이는 듯하였다.

 

그러나 수송수단, 선박의 문제는 일시에 개량될 수 없는 것이어서, 중국에서 5월에 채취한 차를 그 해 안으로 가져오는 일은 불가능하였다. 신차의 연내 입항'이라는 꿈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은 항해조례에 의한 독점과 수송수단(쾌속선)의 미개발이었다.

 

1833년 '동인도회사'의 차 무역 독점권이 폐지되어 중국 무역은 자유화된다(아직 항해조례'는 남아 있어 외국선박의 영국 접근은 해금되지 않았음). 말하자면 부분적이나마 차에 대한 자유무역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해금의 날을 기다렸다는 듯이 리버풀(Liverpool), 브리스톨(Bristol), 글래스고(Glasgow) 등과 같은 지방 항구에서도 일확천금의 꿈을 실은 범선들이 닻을 올렸을 뿐 아니라, 차상(茶商)들이 런던은 물론 지방에서도 속 속문을 연다.

 

그런데 동인도회사가 차 무역을 독점하고 있던 시절에는 배의 속력 따위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빠르든 늦든 간에 자기 회사 배만이 차를 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무렵 광동 런던간은 보통 180~190일이 소요되었다. 5월에 채취한 차를 배에 싣고 바람을 기다려 6월 말에 광동을 출발하면 런던에 도착하는 것은 빨라야 다음 해 초였다. 새 차를 그 해안으로 가져오는 일, 그것은 당연히 영국 차 애호가들의 열망이요. 동시에 국가적인 과제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선한 차를 갈망하는 욕구 클리프 시대의 시작

 

자유화는 사정을 일변시켰다. 신선한 차를 갈망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차상들은 일 번 차(一番茶)를 제일 먼저 실어오는 선원들에게 1톤당 6펜스의 보너스를 지급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해서 1840년대의 후반부터 클리퍼(clipper)라 불리는 쾌속 범선의 건조 붐이 일어, 이른바 '클리퍼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클리퍼란 본래 가위 또는 자르는 사람을 뜻하는 용어인데, 미국의 속어로는 빨리 움직이는 사람 또는 물건'을 의미하기도 한다. 쾌속 범선을 클리퍼라 부르는 것은 여기에 연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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