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를 마시는데 필요한 도구
물·티 푸드 지금까지 맛있는 홍차란 어떠한 차를 이르는지, 그런 차를 어떻게 우려내는지, 그 방법을 살펴보았다. 이제 홍차를 우려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 즉 다구와 차의 생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물, 그리고 차 맛을 배가시켜 주는 여러 가지 다식(tea foods)들에 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홍차를 마시는데 필요한 도구를 갖추어 홍차를 우려내면 시각적으로도 더 전문적인 느낌과 함께 만드는 재미도 있어 더욱 맛있는 홍차를 즐길 수 있다.
홍차를 만드는 데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물을 끓이는 탕 불기, 손잡이가 달린 냄비, 차를 우려내는 데 필요한 티 포트(다관, tea pot), 차를 마시는 데 쓰는 찻잔(다완, tea cup)을 준비하면 되지만, 이밖에도 다회의 목적과 취지, 참가자의 규모(사람 수), 주인과 객의 취향, 차에 따르는 음식(tea foods)등 홍차를 마시고 즐기는 공간과 분위기 여하에 따라 실로 다양한 도구들이 필요하다.
이제부터 홍차를 마시는 데 필요한 도구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탕 불기(Tea kettle) 탕 불기란 물을 끓이는 데 필요한 도구, 즉 각종 탕관이나 손잡이가 달린 냄비 등을 이르는 말이다.
재질은 동, 스테인리스, 내열유리, 호로, 알 마이트 등 철제 이외의 것이면 무엇이든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다. 만 여유 있게 물을 끓일 수 있도록 조금 큰 것을 골라야 한다.
탕 불기를 중시하는 나라 러시아
탕 불기를 가장 중시하는 나라는 러시아다. 사모바르(smovar)라 불리는 탕 불기가 난방을 겸한 것이었음은 이미 설명한 바와 같다.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바뀌기 전까지 사모바르는 러시아 부인들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가구요, 동시에 그 집안의 격(格)을 말해주는 일종의 스테이터스 심벌이었다는 것도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티 포트(Tea Pot) 러시아 사람들이 탕 불기(사모바르)를 중시했다면, 홍차 문화의 본고 영국에서는 티 포트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차의 도구였다.
일본의 말(茶)을 즐기는 다인들은 다완을 중시하여, 이름난 다완 한 점을 손沫난 넣기 위해서 '예수회'의 일 년 선교 비용에 상당하는 거액을 주저하지 않고 지불함으로써 서양 선교사들을 놀라게 한 바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센차(前茶)를 즐기는 사람들은 다구보다는 좋은 차'를 얻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
이와 같이 똑같이 차를 즐기면서도 각국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중시되고 애용하는 도구가 달라진다. 티 포트의 재질은 순은제, 은도금, 경질(硬質) 혹은 연질(軟質)의 도기(陶器), 본차이나(骨灰磁器), 스테인리스, 각종 합금, 알루미늄, 알 마이트, 내열유리, 호로 등 다양하다. 형태는 대체로 원형이 많다.
원형이라야 이른바 '점핑', 즉 포트 안에서의 열대류(熱對流)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차의 성분이 잘 우러나고, 포트의 형태가 단순해야 차 찌꺼기를 처리하는 데 편하다.
크기는 2~3컵(500ml)들이, 5~6컵(1l)들이 정도의 두 가지를 마련해두면 갑자기 다수의 손님이 찾는 경우라도 당황하지 않게 된다. 기능적으로는 포트 자체가 보온성이 높고, 차의 성분(주로 타닌)과 접촉해 화학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깨끗하고, 되도록 파손이나 마모가 적은 것이 좋다. 덮개에는 반드시 '스톱퍼 가 있어야 한다.
중요한 점은 한 손으로 포트를 잡고 작업을 할 때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물 내림이 바르고 절수(切水) 기능이 좋아 차를 다 따른 뒤에도 물이 흐르지 않아야 한다.
포트에는 거르개 기능은 없어도 상관이 없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차 거르개(tea strainer)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굳이 한 가지 지적하자면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열유리로 만든 원주형 펌프식 커피 서버(메리 올, 하리 올 등)는 방열(放熱)이 많고 열의 대류(對流, 점핑)가 잘 되지 않아 홍차를 우려내는 데 결코 이상적인 도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티 룸 등의 분위기 여하에 따라 사용한다면 굳이 금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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