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 2
건조(drying)
홍차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에 대해서 찻잎의 건조하고, 자르고, 정형하는 일편의 필수 과정에 대하여 알아보자
건조는 찻잎의 산화 발효를 적당한 상태에서 완전히 멈추게 함으로써 완성차로서 유통시키는 일을 쉽게 하기 위해서 행하는 공정이다. 건조기는 여러 기종이 있으나 근자에는 모두 완전 자동식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그에 관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하거니와, 그 과정을 보면 먼저 고열풍 (93~90도)을 15~20분간 정도 쏘여 발효(화학변화)를 멈추게 한 다음, 서서히 찻잎이 밀려 나오면서 건조(물리 변화)되는 방식이다.
열풍기 배출구의 온도는 섭씨 77~80도가량이 적당하다. 앞에서 설명한 산화 발효의 공정이 끝난 단계에서도 찻잎에 함유되어 있는 수분의 함유량은 60% 정도이므로 저온으로 건조하게 되면 찻잎이 계속 화학변화를 일으켜 차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고온으로 단시간에 건조해 최종적으로는 함유 수분을 3~4% 정도를 유지하도록 컨트롤해야 한다.
열풍건조는 단시간 내에 대량의 고열풍을 활용해 실시한다. 열풍건조의 시간이 홍차의 향기 발생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열풍건조 여하에 따라 찻잎의 형상도 달라지게 된다. 이렇게 해서 건조된 찻잎을 황차(荒茶)라 부르는데, 그것은 일반적으로 검은색이거나 약간 붉은빛을 띤 암갈색이다. 이러한 황차는 열기를 식힌 다음에 제 다공장의 마무리 가공장(加工場)으로 운반되어 줄기나 불순물, 그리고 미분말(微分沫) 등을 제거하는, 이른바 재생 가공(再生加工)을 한 다음, 일정한 사이 거나 형상별로 구분하는 '등급 구분 (等級區分 tea grading)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등급 구분된 차가 바로 완성차로서 시중에 거래된다.
그러나 완성차라고는 하지만 제품' 으로서 소비자의 손에 넘어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블렌딩 (配合, blending)이라는 공정을 거치지 않으면 아니 되기 때문에, 일부 스페셜리티 티를 제외하곤 위에서 말하는 완성차' 또한 일종의 원료 차 (블렌딩용)로서 취급받기도 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비전통적인 제법 다음에는 비전통적인 제법(非傳統的인 製法, un-orthodlox)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전통적인 제법은 위에서도 얘기한 바와같이 전습(傳習)을 기초로 하여, 특히 기술전문직의 경험과 기량(技術), 거기에 취객에 의한 탐지능력 등과 같은 인간의 기량과 숙련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그에 반하여 비전통적인 제법은 전통적인 제법과는 전혀 다른 비인간적인 도구의 활용을 주로 한다.
또한 그것은 발상 당초부터 홍차의 플랜테이션 농법에 의한 대량생산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특히 인도의 다우 · 다습한 지역(드아즈, 대라, 아삼, 카자르)의 우기(차나무의 성육이 왕성하여 생엽의 수확이 가장 많은 시기)에서 생엽을 위조시키는 데 필요한 긴 시간과 넓은 공간, 그리고 인력을 절약코자 하는 것이 비전통적인 제법'을 개발해낸 첫 번째 목적이었다. 그러나 개발의 목적 은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찻잎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효시켜 찻잎의 형상이나 외관에 구애받지 않고 홍차액을 좀더 빨리 추출할 수 있게 한다. 는 게 다른 하나의 중요한 목적이었던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선진국에서는 생활의 스피드가 가속화되는 한편, 일반 사람들의 기호도 빨리 진하게 추출되는 홍차(리프형보다도 비로큰형)로 바뀌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제법에 따라 브로큰 스타일의 롤러를 사용해서 찻잎이 작고 가늘어질 때까지 유념을 계속하게 되면, 그 사이에 산화 발효가 지나치게 되거나 마찰열로 인하여 차의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한 폐단을 없애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한. 한 끝에 개발된 것이 바로 레그 커트 제법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수명이 길지 못했고, 얼마 후에 CTC 제법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로터번 제법이 개발된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전 세계 홍차 생산의 반 이상이 CTC 제법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1) 레그 컷트(Leg cut) 제법
차 산업계에서는 1923년경부터 이미 담배 잎을 잘게 자르는 재단기를 개량한 레그 커터(leg cutter)라 불리는 기계가 시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것은 차나무에서 채취해 온 생엽을 가볍게 위조하거나, 아니면 그대로 잘게 잘라 가압용 덮개가 없는 유념기에 넣어 약 30분 정도 산화 발효시켜 곧바로 건조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법은 한때 우기에 생엽의 위조가 어려운 지역에서 유행하기도 하였으나, 오늘날 이 제법을 사용하는 곳은 거의 없다. 그 까닭은 첫째로 요즘에는 비와 같은 악천우가 계속되더라도 실내에서 한꺼번에 대량으로 위조할 수 있는 인공 위조 통이 개량되어 비로 인한 애로를 제거할 수 있게 되었고, 둘째로 레그 커트 제법은 맑고 진한 차액을 재빨리 추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풋내를 제거할 수 없는 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새로이 CTC 제법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2) CTC 제법
이 제법은 1930년대에 W. 카처가 개발하여 인도의 아삼 · 드아즈 지방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뒤, 다즐링이나 닐기리와 같은 고지를 제외한 인도의 전 지역으로 보급되었고, 그 후에는 신흥 홍차의 생산지인 아프리카의 동부, 인도네시아, 다시 스리랑카의 중·저지, 그리고 해남도(중국)로 확산됨으로써 오늘날에는 홍차 제조의 대표적인 기법이 되었음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본래 CTC 제법은 전통 제법에 유사한 것이었다. 즉 유념공정의 첫 과정은 위조된 잎을 유념한 뒤 CTC기에 넣어 '찻잎을 파쇄(crush)하고 절단(tear)한 다음, 둥글게 정형(curl)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CTC 기는 파괴(crush) · 절단(tear) · 정형(curl)의 세 가지 기능을 한 대의 기계가 모두 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그 이니셜을 따서 CTC기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스테인레스로 만든 두 개의 롤러로 되어 있다. 그런데 롤러의 회전 속도가 하나는 매분 700회, 다른 하나는 70회로 되어 있다. 이 두 개의 롤러 사이의 좁은 공간에 롤러 의회 전을 이용하면서 찻잎을 넣으면 롤러의 외주(外周) 부분에 달려 있는 나이프에 의해서 찻잎의 세포조직이 파괴되고 절단되는 한편, 롤러에 비스듬히 파진 홈으로 옮겨지면서 둥글게 정형' 되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산화 발효와 건조의 공정을 거쳐 황차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 후반의공정은 전통적인 제법과 같은데 다만 그 작업을 기계가 한다는 점만이다를 뿐이다. 최근에는 로터반과 병용하는 기계가 고안되어 지금까지 CTC 기를 사용하는 것을 주저했던 스리랑카마저 CTC 기를 도입하게 됨으로써 CTC 제법은 이제 홍차 생산의 대표적인 제법으로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3) 로터반 제법 로터반(rotervane) 기란 1958년 인도 아삼 지방에 있는 도그 라이 차업연구소의 이안 · 멕 디아가 개발한 대형 유절(切) 기를 말한다.
이 기계는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이른바 고기 절단기의 원리를 응용하여 위조가 끝난 찻잎을 기계 안으로 넣어 그 안에서 압착하여 미세하게절쇄(비碎)하도록 설계된 것인데, 보통 두 대를 이어서 사용한다. 로터반에서 절쇄된 찻잎은 옥해기에 올려 체질한 다음, 아직 체 위에 남아 있는 큰 찻잎은 제3의 로터반이나 CTC기로 옮겨 다시 한번 유 절하여 형상을 갖추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제법은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전통적인 제법의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키 위해 고안된 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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