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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물

by 부자 연아 아빠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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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물

지금까지 우리는 맛있는 홍차를 얻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 찻잎, 그리고 추출법 등에 관해 길게 살펴보았다. 그러나 맛있는 홍차는 그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물이 홍차의 생명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옛날, 차의 고장 중국에서는 좋은 샘물을 찾아 돈과 노고를 아끼지 않고 온갖 고행을 감내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흔히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홍차와 물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예컨대 북경에서는 교외의 옥천산(玉泉山)으로, 복주(福州)에선 무이산(武夷山)으로 물을 찾아 떠났다. 차의 향미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은 물 이야말로 그 생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소문난 명천에는 승용차가 열을 이루고 있음은 우리가 쉽게 목격하는 바와 같다.

 

홍차에 이상적인 물

 

그러면 가장 이상적인 물은 과연 어떠한 물을 말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그것은 연수(軟水)라 할 수 있다. 철분이나 망간, 이온 성분이 들어있지 않고, 산성도가 낮은 물(수소이온 농도를 나타내는 ph값이 약간 높은 중성에서 약 알칼리성)이어야 한다. 물 자체의 맛이나 냄새가 없어야 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ph가 높은 강 알칼리성의 물은 우려낸 홍차의 ph가 높아 홍차의 풍미가 떨어진다. 반대로 ph가 약간 낮은 약산성의 물의 경우에는 주성분인 타닌이 산과 함께 어우러져 용해되지 않은 채 타닌 붉음'이라 불리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홍차의 빛깔이 약해지고 만다.

 

수도관이나 급수탱크의 물은 철분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타닌과 섞이면 즉시 화학반응을 일으켜 산화철이 되므로 홍차의 빛깔을 검게 만들 뿐 아니라 향미를 떨어뜨린다. 한편 살균용의 염소를 많이 섞으면 수돗물이 산성이 되는 경우가 있고, 또한 카르기 자체는 무미(無味) 한 것이지만 염소 냄새로 인해서 홍차의 맛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활성탄으로 탈취하거나, 탕관의 덮개를 덮지 않은 채 충분히 끓여야 한다. 칼슘이나 마그네슘을 다량 함유하는 이른바 경수(미네랄의 함유량이 리터당 100g 이상인 물)로 홍차를 우려내면 홍차 액이 진해 지거나 검게 된다. 떫은맛은 줄지만 아무런 특징이 없는 덤덤한 맛이 되어버린다. 또한 칼슘 · 이온의 작용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빛깔은 흐려지고 향미가 떨어진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이온교환수지를 장착한 기구를 이용하여 연수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근자에 많이 이용하는 각종 보틀 워터', 이른바 천연수나 천연 미네랄워터는 경도가 높을 뿐 아니라 병에 넣은 지 오래된 것이기 때문에 공기(산소)가 적어서 이런 물로 홍차를 우려내는 경우에는 빛깔을 어둡게 하고 향미가 전혀 우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물로는 홍차를 내 서는 안 된다.

 

다만 미네랄 함량이 리터당 50~100g 미만인 경우에는 공기가 듬뿍 담긴 수돗물과 섞어 사용하면 무방하다. 공기가 듬뿍 담긴 수돗물이란 일반적으로 수도꼭지에서 막 틀어낸 물을 말한다. 막 들어낸 물이라고 하여 수도꼭지를 틀자마자 곧바로 그 물을 받아 사용하라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던 수돗물은 불순물 등이 섞여 있을 뿐 아니라 산소 또한 적다. 따라서 수도꼭지를 세차게 틀어 어느 정도 불순물을 흘려버린 뒤에 받은 물을 말하는 것이다. 미네랄이 전혀 들어 있지 않는 증류수도 홍차에는 적합하지 않다. 차의 빛깔이 핑크색으로 변하고 전혀 맛이 없는 무미건조한 차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샘물도 지역과 계절에 따라 수질이 변하기 때문에 쉽게 그 좋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깊은 샘물보다는 얕은 샘물이 산소함유량이 많아 차에는 더 적합하다. 결론적으로 홍차를 우려내는 데 가장 알맞은 물은 공기가 듬뿍 함유된 신선한 수돗물이다. 활성탄이나 중공 계막(中空系膜)을 장치한 정수기를 통해 여과한 물을 끓여 사용하는 것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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